지난 6일 지식경제부는 조석 제2차관이 주재한 기자브리핑에서 이튿날인 7일 예비전력이 안정권인 419만㎾선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력거래소도 7일 전력수요가 가장 많이 뛰는 오전 11∼12시 예비전력이 434만㎾를 유지할 것으로 예보했다. 수요관리를 하기 전 수치라 수급운영에 문제될 게 없어 보였다.
하지만 실상은 달랐다.
전력당국은 이날 오전부터 수요가 예상보다 훨씬 가파르게 오르자, 배전용 전압을 조정하는 등 긴급 대응에 나섰다. 총 336만kW에 달하는 수요관리가 없었다면, 예비전력은 고작 44만kW에 그칠 뻔했다.
실제 전력수요가 당초 예측치에 비해 400만kW 가까이 벌어진 건 지난해 9월 15일 순환정전사태 이후 사실상 처음이다.
예측치와 실적간 오차는 종전만 해도 100만kW 안팎이 일반적이었다. 이상고온으로 여름철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 8월 6일에도 오차는 279만1000kW였다.
주무기관인 전력거래소로선 단기 수요예측능력을 높이기 위해 관련 부서를 이사장 직속기구로 확대 개편하고 기상전문가를 영입했던 사실이 궁색해진 순간이었다.
전력거래소 관계자는 “기상청 예보를 토대로 올해 초 영입한 기상전문가들의 전망을 합쳐 다음날 전력수요의 기본골격을 잡는다”며 “실제로는 7일 오전 10~11시 기상청 예보보다 기온이 훨씬 더 떨어졌고 바람도 많이 불었다”고 말했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기온이 1℃ 차이 날 때마다 전력수요는 50만~60만kW 변한다. 이날 실제 체감기온은 기상예보보다 약 6℃ 더 낮았다. 전력수요가 300만~360만kW 더 올라간 꼴이다.
특히 서해안에서 빠른 속도로 몰려온 구름이 한몫했다.
이에 따라 대낮에도 조명을 켜는 빌딩 등이 급속도로 늘었다. 조명부하가 전력수요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최대 17~19%.
게다가 구름은 태양열을 차단해 난방부하를 높이는 효과도 가져온다.
한편 10일 최대전력수요는 7426만9000kW였다.
당초 전망치인 7550만kW(수요관리실적 반영)와는 약 123만kW 차이난다.
7일 400만kW 가까이 오차가 난 것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이 따로 없다.
이유는 간단하다. 구름 한 점 없이 맑았기 때문이다. 수급전망을 교란시키는 요소가 그만큼 적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