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원전기]

전기공사업의 미래가치 창출을 위해서는 고부가가치 기술과의 융복합이 우선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전기공사 분리발주 활성화와 적정공사비 확보 등 제도개선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정현교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는 11일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기술 융복합화에 따른 전기공사 품질향상을 위한 제도개선 정책토론회’에서 “전기공사업의 미래시장 창출을 위해서는 전기공사 분리발주와 적정공사비 확보, 전력신기술 개선 등 업계가 당면한 과제들이 먼저 해결돼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관련기사 4면
정 교수는 이날 주제발표를 통해 전기공사업 발전을 위한 선결과제로 ▲전기설비기술기준 개선 ▲전기공사 분리발주 활성화 ▲적정공사비 확보 ▲전력신기술 개선 ▲전기공사 인력양성 등 5가지를 제시했다.
전기설비기술기준과 관련해서는 기술 및 산업의 융복합화에 따라 저압·고압·지능형전력망, 신재생에너지 분야 등 전기설비 전반에 걸친 상세 규정이 미흡하다고 지적하며 정부와 산업계, 학계, 연구기관 등 유관기관의 의견을 수렴한 후 기준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기설비 기술기준 개정에 있어 유연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입장도 피력했다.
분리발주 활성화에 대한 의견도 내놨다.
정 교수는 미국과 독일 등 해외의 분리발주 사례를 제시하며 “우리나라는 분리발주 제도 자체를 알지 못하거나 발주기관이 예외공사를 자의적으로 해석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예외공사를 명확히 규정해 자의적 해석을 제한하고, 민간공사 부문의 분리발주 이행기반을 구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분리발주가 지켜지지 않을 경우 공사업체의 경쟁력 약화와 전기산업계 위상 붕괴 등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범전기계 공동 협의체 구축이 필요하다는 제안도 덧붙였다.
적정공사비 확보를 위해서는 시장가격을 반영한 실적공사비 산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표준품셈 제정시엔 여유율을 적용하고, 발주기관의 부당한 공사비 삭감 방지 규정을 마련하는 등 표준품셈 현실화를 위한 노력도 뒷받침돼야 한다고 했다.
전력신기술 제도와 관련해선 현장실사와 현장적용기준을 제정하는 등 건전한 생태계 유지를 위한 움직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기술사용료를 현실화하고 심사공정성을 강화하는 등 개선방안도 제안했다.
이에 대해 박성택 산업통상자원부 전력산업과장은 “전기설비기술기준과 관련해선 국제표준을 국내표준으로 정착하기 위한 실증단지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다소 늦은 감은 있지만 내년도 재정여건 등을 감안해 실증단지 구축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분리발주 제도에 대해서는 “법으로 보호장치를 마련해 놓지 않으면 협력업체가 대기업의 하청업체로 전락할 수 밖에 없다”면서 “제도를 자의적으로 해석하는 상황 등에 대해서는 전기공사협회는 물론 정부차원의 지원도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공사업체들이 공사 후 제값을 받는 데에 지장을 받지 않도록 적정공사비가 산정돼야 한다는 데에 동의한다는 입장도 피력했다.
전력신기술 제도와 관련해선 “올해 안에 객관성을 갖춘 패널들을 섭외해 제도의 존폐여부까지 고려한 큰 틀에서 고민해 볼 것”이라며 “(만약 제도를 유지한다면) 안전성 확보를 위한 방안을 담아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