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원전기]

중국 쓰촨성 지진 후 하루 만인 21일 오전 8시21분쯤 전남 신안군 흑산도 북서쪽 101㎞ 해역에선 규모 4.9의 지진이 발생했다. 이어 첫 지진 이후 10시간 뒤인 오후 6시21분쯤 규모 2.4의 여진이 같은 해역에서 발생했다. 규모 4.9 지진은 실내의 물건이 흔들리는 것을 뚜렷이 관찰할 수 있는 정도의 강도다. 특히 이번 지진은 1978년 계기 지진 관측 이후 6번째로 큰 규모이자 2004년 이후 9년 만에 최대 규모다. 한반도에서 발생하는 지진은 1978년 불과 6회였던 횟수가 지난해 56회로 늘었다. 규모 5.0 이상의 지진도 잦다. 1978년 규모 5.0과 5.2, 1980년 5.3, 2004년 5.2 등 5.0 이상의 지진이 발생했다. 내진에 대한 관심이 점차 높아지면서 전력기자재 업계에도 ‘내진’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정부가 내진 관련 법령의 대대적 정비에 나서고 내진에 대한 공감대가 확산되면서 내진기기는 갈수록 각광받을 전망이다.

수배전반 업계, 내진 기능 강화 ‘붐’

수배전반 제조업계는 앞으로 내진 수요가 계속 확대될 것으로 보고 제품개발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우선 선두주자는 일렉콤(대표 이기현)이다.
일렉콤의 내진 기능 제품은 관수에 본격 뛰어든 지 불과 2년이 채 되지 않았지만 이미 선풍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일렉콤의 내진 수배전반은 현존하는 제품 중 유일하게 기계연구원과 전기연구원의 내진개발 시험을 완료했다. 규모 6.5의 지진이 발생해도 견딜 수 있다.
그동안 수배전반은 굳이 지진이나 진동에 대한 설계를 적용하지 않았다. 내진설계를 하려 해도 생산원가의 대폭 상승이 불가피했다.
그러나 일렉콤이 개발한 내진기능 수배전반은 가격면에서도 기존 제품대비과 별 차이가 나지 않는다.
일렉콤이 개발한 내진기능 수배전반은 자동조심 베어링, 우레탄 고무, 내진스프링 등으로 지진력을 분산하고 기둥과 보의 지지앵글의 내력을 강화하는 특허기술을 적용했다.
수배전반 업종에서 시작해 전기공사와 시설관리 등 안정적인 사업기반을 갖춰나가며 중견기업으로 도약한 세화이엘씨(대표 박종오)도 내진과 관련해 주목받는 기업이다.
이 제품은 지진 등에 의해 발생되는 진동이나 충격을 내진 완충기를 통해 대폭 완화시킨다. 수배전반 내부기기의 파손을 막아 정전이나 단락사고에 의한 대형 사고를 사전에 방지할 수 있다.
지진 완충용 프레임을 내재한 이 제품은 지진 등 지각변동으로 발생하는 진동이나 충격에 의해 배전반이 비틀리거나 기울어져 발생할 수 있는 각종 사고를 원천 차단한다.
큐비클이 안착되는 완충기(설치용 기초 프레임 기술), 지면과 완충기의 힌지 결합기술, 전력기기가 지진파로 전달되는 에너지에 견디는 구조설계 기술 등 독창적인 세화이엘씨의 R&D 노하우가 집약된 배전반이다.
케이블과 완충기가 기초 프레임의 안에 위치토록 해 외관을 저해하지 않고 스마트 제어기를 채용, 대기전력 공급도 차단한다. 리히터 규모 6.5의 지진가속도 시험에서도 ‘적합’ 평가를 받을 만큼 성능을 인정받았다.
배전반 선두기업 중 하나인 서전기전(대표 홍춘근)도 자체 개발한 내진형 배전반에 대해 NEP(신제품)인증을 추진하고 있다.
서전기전 관계자는 “개발된 내진형 배전반은 최근 자주 발생하고 있는 지진에 대비, 리히터기준 8.3의 지진에도 견딜 수 있도록 제품”이라며 “이미 중소기업청의 성능인증을 획득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서전기전은 내진형 배전반에 대해 NEP 인증을 획득한 뒤 수요처를 다각화하겠다는 복안이다.
송세준 기자<21ssj@>

지진 감지해 최근접층으로 승강기 유도

승강기 업계에서 내진기기 도입에 가장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업체는 첨성시스템(대표 이정혜)이다.
첨성시스템은 일본이나 미국 등에서 ‘지진감지기’와 ‘지진관제운전장치’를 수입해 국내 시장에 보급하기위해 힘쓰고 있다.
지진감지기와 지진관제운전장치는 미리 설정한 일정 레벨 이상의 진도를 감지하면 엘리베이터 제어반으로 신호를 보낸다. 이 후 두뇌 역할을 하는 제어반은 운행 중인 엘리베이터의 속도를 10km 이하로 낮춰 가장 가까운 층으로 유도시킨 후 정지시킨다.
이를 통해 승객의 안전을 확보하고 피해를 줄이는 것은 물론이고, 엘리베이터 기능을 완전 차단함으로써 지진 후 복구를 용이하게 한다.
지진감지기는 하중을 견딜 수 있는 부위인 기계실 벽면이나 천정, 바닥 등에 설치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기계실 당 한 대의 지진감지기와 지진관제운전장치를 설치한다.
첨성시스템 관계자는 “최근 내진관련 제품을 설치하는 초고층 건물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며 “우리나라도 지진에 있어 결코 안전지대가 아니므로 내진기능을 갖춘 시스템 구축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석희 기자

원전.정유공장 등에 쓰이는 방폭등에 내진기능 부가

조명업계에서는 주로 방폭등에 내진설계를 반영하고 있다.
방폭등은 지진, 폭발사고 발생 시 막대한 피해가 예상되는 원자력·화력발전소, 정유공장 등에 주로 사용되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방폭등에 대한 내진설계가 가능한 업체로 우성전기(대표 이종식)를 꼽을 수 있다.
우성전기는 지난 2010년 한수원과 신고리원전 3·4호기에 방폭등 약 9000여개를 공급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하고, T-클래스(품질등급)에 적합한 제품을 생산해 최근 납품을 완료했다.
우성전기가 공급한 제품은 지진 등 외부적인 충격에 대비하기 위해 내진강도 7.0에도 견딜 수 있도록 견고하게 설계됐다.
또 등기구 고정을 위한 볼트 등도 진동에 견딜 수 있도록 제작됐다.
우성전기 관계자는 “내진설계가 반영된 방폭등은 일반적인 조명제품에 비해 훨씬 고난도의 기술과 노하우가 요구된다”면서 “이번에 신고리 3·4호기에는 원전 주건물(클래스 1)에 들어가는 방폭등도 직접 개발해 납품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안전인증을 획득한 파인테크닉스(대표 최정혁)의 LED방폭등 역시 지진에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된 제품이다.
최고등급의 안전성을 평가받은 이 제품은 주로 화학공장, 액화천연가스(LPG) 충전소, 광산 갱도, 원전 등 안전성이 강조되는 지역에 설치되는 특수조명이다.
파인테크닉스 관계자는 “이번에 안전인증을 받은 LED방폭등은 리플렉터 기술을 적용해 설치장소에 따라 각도 조절이 가능하고, 유지보수가 간편하다”면서 “또 에너지 절감효과가 60% 이상으로 우수하고, 수명도 길다”고 설명했다.
파인테크닉스는 이 제품의 성능이 충분히 경쟁력 있다고 보고, 앞으로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수출에도 적극 나선다는 복안이다.
윤정일 기자

진동차단기 설치 등 내진에 완벽 대비

비상용 발전기의 경우 지진으로 인한 진동의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내진기능을 확보하고 있다.
글로벌 디젤엔진·발전기 전문기업인 커민스와 캐터필라 등은 생산제품에 진동차단기(Vibration Isolation)를 설치해 지진으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고 있다.
여기에 발전기 무게와 장비의 무게중심에 따라 진동차단대(Isolation Pad)의 재질과 두께 등을 다양하게 제작하고 있으며, 내진 성능을 테스트하기 위한 시설을 확보하고 있다.
두 업체 모두 발전기세트와 병렬운전반, UPS, ATS 등 부속품의 각 부분을 내진 기준에 부합하게 설계하고 있으며, 미국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내진 인증 기준인 IBC(International Building Code)를 꾸준히 획득하고 있다.
캐터필라는 국제 공인기관인 VMC 그룹의 내진 테스트를 모두 통과하고, 인증서를 획득했다. 이와 관련 미국 샌디에고 캘리포니아 대학의 SRMD(Caltans Seiemic Response Modifi cation Device) 테스트 시설에서 독립적인 지진발생 조건에서 진행되는 내진 테스트를 성공적으로 마치면서 지진 피해 차단 기능을 입증했다.
커민스의 경우 IBC에 더해 미국에서 가장 지진이 심한 지역인 캘리포니아에서 10~2500kW 비상용발전기와 부속품에 대해 OSHPD(Office of Statewide Health Planning and Development) 스페셜 등급 인증을 획득했으며, 이 지역의 주요건물에 추가적 인증 없이도 모든 비상발전시스템을 공급할 수 있게 됐다.
커민스판매서비스코리아 관계자는 “커민스는 전세계에서도 지진이 심한 지역에 발전기를 안정적으로 공급한 경험과 노하우를 갖추고 있다”며 “국내 내진기준의 변화에 대비해 내진성능을 갖춘 발전기를 언제든지 납품할 준비가 돼있다”고 말했다.
캐터필라 국내 공식 대리점 혜인 관계자는 “캐터필라는 80년 이상의 역사에서 축적된 기술력과 신뢰성을 바탕으로 최고 품질의 제품을 전세계에 공급하고 있다”며 “지진 등 환경에 상관없이 전력공급이 필요한 곳이면 어느 곳에서든 전원을 공급할 수 있다”고 전했다.
김병일 기자

UPS 포함 비상전원설비 내진설계 의무화

지난해 ‘소방시설 설치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령’을 통해 UPS를 포함한 비상전원설비의 내진설계를 의무화했다.
그러나 생산원가의 상승 때문에 UPS 제조업체들은 섣불리 내진설계를 적용하지 못하고 있다.
이 중에서도 내진설계에 앞장서고 있는 기업은 국제통신공업과 이화전기다. UPS의 경우 사용 면적 ㎡당 1t의 동적 하중을 통해 리히터 기준 7.0의 고강도 지진에 견딜 수 있어야 한다.
특히 국제통신공업은 국가 인증기관에서 내진설계 인정을 받아, 관수시장을 공략하는 데 유리한 위치를 선점했다. ‘스위칭 소음이 없는 무소음 UPS’로 유명한 국제통신공업의 제품은 부피와 무게를 줄여 하중을 최소화했다. 지진과 같은 강한 충격에 견딜 수 있게 하기위해서다. 이를 통해 원가도 절감,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이화전기의 ETUS시리즈 역시 최근 내진 관련 성능을 인정받기 위한 시험을 의뢰했다. 특히 윈도우 환경의 응용소프트웨어를 사용, 지진 시 신속하고 정확한 제어를 통해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이진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