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원전기]

1. 원전 스캔들 대한민국 강타
원전 비리는 올해도 대한민국을 뒤흔들었다. 지난 10년간 국내 원자력발전소에 사용된 부품들이 위조된 품질검증서를 통해 납품된 사실이 드러난 것. 납품업체와 원전 운영사업자뿐 아니라 시험·검증기관까지 줄줄이 얽혔다. 정책을 총괄하는 정부 핵심 관계자와 실제 운영을 담당하는 원전 핵심 공기업 수장도 연루됐다.
이 같은 원전 비리 사태는 외부 제보로부터 드러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허술한 운영관리 시스템에 대한 비판의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품질서류 위조와 함께 납품 비리, 인사청탁 비리 등의 혐의로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을 비롯한 김종신 전 한국수력원자력 사장 등 130여명이 구속 또는 불구속 기소되는 불명예를 안았다.

2. 밀양 송전탑 우여곡절 끝 공사 시작
올해 전력분야 중 언론에 가장 많은 주목을 받은 것이 있다면 ‘밀양 송전탑’이다.
8년 동안 공사가 중단됐다 우여곡절 끝에 공사를 시작했지만, 또 다시 멈췄다 지난 10월 2일 본격적인 공사를 시작해 현재는 철탑이 한 두기씩 완공되고 있다
한전은 올 연말까지 7~8기의 철탑을 완공하고 공사 범위도 조금씩 확대할 계획이다. 또 약속했던 주민들과의 보상 문제도 하나둘씩 풀어나갈 방침이다. 하지만 아직도 송전탑 반대 대책위를 중심으로 일부 마을에서 보상을 거부하며, 송전탑 건설을 반대하고 있어 불씨는 살아있는 상황이다.
밀양 송전탑 문제는 전력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꾼 사건으로 송전선로 주변지역에 대한 지원을 법제화 하는데 큰 역할을 했으며, 분산형 전원의 확대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를 이끌어 내기도 했다.

3. 대구세계에너지총회 ‘성료’
지난 10월 13일부터 17일까지 5일간 대구에서는 에너지 분야의 올림픽인 2013대구세계에너지총회가 열렸다.
한국에서는 처음으로 개최되는 이번 회의에는 아시아, 유럽, 아프리카, 미주, 중동 지역의 에너지 장관을 포함 44개국 60여명의 정부 관료들이 참여했다.
또 글로벌 기업, 국제기구, 연구기관, 각 지역 개발은행 등의 에너지 비즈니스 리더로 구성된 275명의 연사들이 국제 에너지 산업의 주요 현안을 논의했다.
또 총회와 함께 열린 전시회에는 전 세계 24개국에서 263개의 기업들이 참여했다.
특히 포춘지 선정 200대 기업 중 로얄 더치 셸(1위), 엑손 모빌(3위), 중국석유화공집단공사(4위), 중국석유천연가스집단공사(5위), 영국의 BP그룹(7위), 중국국가전력망공사(10위)를 비롯해 37개 기업이 참여했다.

4. 최대 전력수요 8000만kW 시대
올해 여름 최대 전력수요는 지난 8월 19일 수립된 8008만kW였다.
전력수요가 8000만kW대로 올라선 것은 사상 최초로, 이전까지 최대전력 수요는 지난 겨울 1월 3일 기록한 7827만kW가 최대였다.
특히 8월 둘째주부터 넷째주까지는 전력수급관리 대책 전 예비전력이 마이너스 200만kW 수준까지 떨어진 날이 5일이나 발생할 정도로 전력수급에 어려움을 겪었다.
다행히 전방위적인 수급대책 시행으로 대책후 예비전력은 400만kW 이상을 유지했다.
올해 여름은 하계 사상 최초로 절전규제를 시행했다. 계약전력 5000kW 이상 산업체와 대형건물을 대상으로 8월 한 달간 실시된 절전규제에서 하루 평균 296만kW를 감축했다.

5. 공공기관 정상화 대책 시동
정부가 빚더미에 앉은 공공기관의 부채 해소를 위해 칼을 빼들었다. 감사원이 에너지공기업과 LH 등을 대상으로 부실한 해외사업과 4대강 사업 등으로 인한 부채 증가 문제를 집중 감사한데 이어 국정감사에서도 공공기관의 부채문제와 방만경영이 집중 거론된 후 정부는 지난 12월 11일 ‘공공기관 정상화 대책’을 확정해 발표했다.
윤상직 산업부 장관도 공공기관장 간담회를 열고, 부채감축, 방만경영 개선에 대한 의지와 실행력이 부족한 기관장은 임기에 관계없이 조기에 교체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가 발표한 부채 중점관리 대상기관은 한전과 한수원, 발전5사, 가스공사, 석유공사, 광물공사, 석탄공사 등 11개 기관이며, 방만경영 우선개선 대상기관은 강원랜드, 가스기공, 한전기술, 지역난방공사, 무역보험공사 등 5개 기관이다.

6. 대한전선 오너 경영 종지부
1950~60년대 재계 서열 5위권이던 대마(大馬) 대한전선은 1955년 설립 이후 처음으로 창업자 가문에서 경영에 손을 떼는 초유의 국면을 맞았다.
지난 10월 대한전선의 오너 3세인 설윤석 사장은 스스로 경영권을 포기하고 사장직에서도 전격 물러났다.
설 사장은 자신의 경영권이 회사 정상화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판단, 용퇴했다.
대한전선은 2000년대 중반부터 진행된 무분별한 투자에 따른 자산 부실화 등 재무적 위기 끝에 현재 출자전환과 경영권 매각 등 경영 정상화를 위한 막바지 구조조정 작업에 돌입했다.
내년 대한전선의 새 주인이 누가 될 것인지는 전선업계는 물론이고 전기산업계의 최대 관심사로 부상할 전망이다.
대한전선 인수 후보자로는 국내 굴지의 대기업들과 글로벌 기업들이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

7. 한국형 EMS 불법복제
지난 2011년 9월 15일 순환정전 사고 당시 전력계통 운영에 문제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불거진 전력계통운영시스템(EMS) 논란이 한국형 EMS(K-EMS) 불법복제 의혹으로 번졌다.
지난해 6월 국회입법조사처가 보고서 형태로 의혹을 제기하면서 불거진 EMS 미사용 논란은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전정희 의원이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집중 추궁하면서 확대됐고, 현재 검찰에서 수사 중이다.
이와 관련 알스톰사는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강창일위원장과 전정희 의원, 그리고 전력거래소 등에 서신을 보내 전력거래소와 한전KDN 등이 자사의 지적재산권을 침해한 의혹에 대해 전력거래소에 해명자료를 요구하기도 했다.
전력거래소는 알스톰 측에 해명자료를 보낸 상태며, 향후 국제소송으로까지 갈 지 귀추가 주목된다.

8. RPS시행 첫 해 과징금 총 254억 부과
올 9월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제도(RPS) 시행 첫 해의 과징금이 부과됐다.
의무공급량을 채우지 못한 6개 발전사업자가 총 253억6000만원의 과징금을 물게 됐다. 제도 시행 첫 해였던 만큼 과징금 규모에 대한 관심도 뜨거웠다.
6개 발전사업자 중 과징금 액수가 가장 많은 곳은 남동발전으로 106억3000만원이 부과됐다. 이어 중부발전이 48억3000만원, 서부발전이 41억1000만원, 동서발전이 35억4000만원을 과징금으로 내게 됐다. SK E&S와 남부발전도 각각 16억6000만원, 5억9000만원을 부과 받아 그 뒤를 이었다.
올해 사업자들의 이행실적 부진으로 내년 과징금 규모가 더 커질 전망이다.
국회산업통상자원위원회 우윤근 민주당 의원이 에너지관리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3개 발전사의 RPS 의무이행실적이 크게 개선되지 않을 전망인데다가 과징금도 작년보다 약 1.5배 늘어날 것으로 분석됐다. 전체 과징금 규모도 253억원에서 417억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9. 스마트그리드 창조경제 모델로 부상
새 정부는 올 한해 스마트그리드에 높은 관심을 보여 왔다.
박근혜 정부가 내세운 ‘창조경제’의 실체를 두고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스마트그리드 산업이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면서부터다.
전력과 IT의 결합으로 신성장동력을 만들겠다는 스마트그리드는 문화와 산업, 산업과 산업, 산업과 IT 등 융·복합을 통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겠다는 창조경제의 의미와 일맥상통하는 점이 있다.
실제로 산업통상자원부에서도 스마트그리드 현황에 대한 보고서를 청와대로 올리는 등 다양한 움직임이 있었고, 최근 ESS 보급 등 스마트그리드 관련 사업이 정부의 강력한 지원 속에 추진되고 있다.
정부가 스마트그리드 육성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이고, 이를 정책적으로 뒷받침할 경우 스마트그리드 산업의 활성화도 멀지않았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10. MOF 가격 폭등…업계 후폭풍
KS기준 개정에 따른 여파로 이를 만족하는 제품을 생산하는 업체가 없어 올해 초부터 여름까지 MOF 가격이 폭등하며 관련 업계에 후폭풍이 일었다.
시장에서 거래되던 오일형 MOF 가격이 지난해보다 3배가량 껑충 뛰어오른 것이다. 지난해만해도 60만~70만원선에서 거래되던 제품이 최대 200만원선까지 올랐다.
시장에선 MOF 품귀현상이 일어났고 전기공사업체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비싼 값을 치르고 제품을 구매할 수밖에 없었다. 제조업체들은 바뀐 KS기준으로 기존에 없던 부분방전(PD)시험이 추가돼 제품생산에 애를 먹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추석 이후부터 기존 4~5곳에 불과하던 제조업체가 9개 이상으로 늘어나면서 시장에선 공급포화 현상이 일었다. 한 번에 많은 양이 시장에 풀리면서 업계는 가격경쟁에 돌입했다. 최근에는 오일형 MOF의 가격이 130만원선까지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