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원전기]

판교택지지구 2만6000세대의 아파트와 107개 건물에 열을 공급하는 지역난방공사 판교열병합발전소.(특정기사내용과 관계없음)

“정부는 열요금 고시 제정안에 대한 업계의 문제제기를 논리적으로 반박하지 않고, 그냥 정부 방침을 따라오라는 식으로 진행하고 있다. 20년이 넘도록 집단에너지 업무를 담당하면서 사업자의 존망과 직결되는 문제를 이런 식으로 하는 건 처음이다.” (A기업 상무)

“이미 4~5번이나 업계의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를 거쳤는데 일방적으로 밀어붙인다는 주장은 이치에 맞지 않다. 최종안이 나올 때까지 업계의 의견에 귀를 열어둘 것이다.” (산업부 관계자)

열요금 제도변경을 놓고 정부와 집단에너지 업계의 입장이 좀처럼 좁혀지지 않은 채 수평선을 달리고 있다. 집단에너지 업계는 정부가 사업자의 존망이 걸린 문제를 밀어붙이기 식으로 진행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지만, 정부는 수차례 업계의 의견수렴 절차를 거친 점을 들어 강행 처리 논란을 전면부인하고 나섰다.

정부는 업체별 열공급 규정에 근거하던 열요금 관련 제반사항을 이달 내에 고시로 격상시킬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부터 고시 제정을 추진해왔으며, 현재 막바지 보완 작업을 진행 중이다.

고시에는 열요금 조정시기와 원가 산정방식 등 집단에너지 업계의 수익과 직결되는 사안이 담길 예정이라 사업자들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특히 정부가 이달 내로 고시제정을 마무리 짓겠다는 입장이어서 업계는 쟁점에 대한 이견 좁히기 없이 고시가 제정되는 것에 반발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는 집단에너지 사업 전반을 개선한다는 취지로 열요금 관련사항을 담은 고시 제정을 추진하고 있지만 이대로라면 개선이 아니라 개악이 될 것”이라며 “부작용을 초래할 것이 분명한 쟁점사항들을 명확히 정리하지 않고 무조건 이번 달 안으로 하겠다고 밀어붙이는 것은, 사업자의 경영 악화뿐만 아니라 소비자의 수용성 측면에서도 문제가 될 게 뻔하다”고 지적했다.

업계는 요금조정 시기를 연 4회에서 1회로 줄이겠다는 방침도 연료가격의 급등락이 있을 경우 대책이 없는데, 정부가 보완장치 없이 당초 계획대로 추진하는 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수시조정이 명시된다고 해도 실질적으로는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요금조정을 연 1회로 줄여 연료비연동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국제 LNG 가격이 10% 올라갈 경우 업계 전체에 약 2000억원의 손실이 나는데 소규모 사업자들은 버티기가 어렵다”며 “정부 역시 연료가격이 급락할 경우 주민들로부터 왜 열요금을 인하하지 않느냐는 비난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정부는 크게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산업부 에너지관리과 관계자는 “열요금은 신고제이기 때문에 정부가 임의로 조정 횟수를 정하는 건 맞지 않는데다가 법률적인 문제가 생길수도 있다”며 “사업자들이 (국제 LNG가격 급등 등) 조정 사유가 있을 때 신고하면 된다”고 상반된 시각을 드러냈다.

이어 “고시 제정과 관련해 여러 차례 업계의 의견을 수렴했고, 이를 토대로 보완작업을 하고 있기에 일방적으로 했다고는 생각지 않는다”면서 “그러나 최종 고시제정안에 업계의 의견이 얼마만큼 반영될지는 아직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